문학

유별난 혈통

Author
church admin
Date
2024-04-27 2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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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복음 5장 29절에... 니 눈이 실족했거든 빼 버려라.

너에 팔이 실족했거든 잘라 버려라.

우리 몸 전체가 죽는 것보다, 우리 몸 일부가 없어지는 것이 낫다.

논리적으로 보자면 맞는 말이다.

하지만 스스로 눈을 뽑고, 스스로 팔을 자르는 것은 쉽지 않다.

실제로 이런 마음과 생각으로 종교생활을 하고,

1mm의 틈이나 타협없이 '십계명'을  준수한다면

주변사람은 물론, 함께 사는 가족들도 고통스러울 것이다.

어떤 목사님(?)이 있었다.

하나님을 믿은 이후로 오로지 하나님만 바라보고 평생을 살다 간 목사님~!

죽는한이 있어도 십계명과 하나님 말씀에 목숨 걸고 지키며 살아갔다.

만약에 하나님 말씀을 위반해야 한다면.. 그는 당연하게 '죽음'을

선택할 그런 성격~!

해방(1945년)이 되고 나서.. 목사님의 아들은 한국삼육중학교를 다녔다.

기숙사에서 살면서 부모님이 너무 보고 싶어서 견디지 못하고,

안식일 오후에...

(돈도 없이) 지나가는 차를 얻어 타고.. 걷고 뛰어서..

강원도 '횡성' 부모님 집에 도착했다.

부모님의 따뜻한 사랑을 기대했건만..

목사님은 아들의 빰을 때리고 혹독하게 야단을 쳤다.

죄명은 안식일 오후에 여행을 했다는 것.

얼마후.. 6.25 전쟁이 터졌고,

1951년 1.4 후퇴때에 인천항에서 배를 타고

제주도로 피난가야 하는 상황에.. 

그 목사는 배 타는 것을 거절했다.

왜냐??? 배가 떠나는 날이 '안식일'이므로 여행할 수 없다는 것..

공산당들이 기독교인들을 죽였던 그 시절에 

하나님과 안식일 준수를 위하여 자신의 목숨까지 걸었던 목사님~!

하지만 배가 고장이 나서 떠나지 못했고, 다음날인 일요일에 출발하게 

되어서 그렇게 그 목사님 가족은 제주도로 피난했다.

다른 가족은 몰라도, 그 아들은 꽉 막혀서 숨쉬기도 힘든 아버지를

용납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고등학생이 되면서 엇나가기 시작했다.

등치가 좋고, 카리스마도 영글어 가면서 해병 '직업군인'이 되었다.

평생.. 목사님은 아들과의 갈등/ 고민속에 살아야 했고..

심지어.. 침례를 줄 자격이 없는 사람이니, 안수목사 '안수'를 거절했다.

목사님은 그렇게.. 수많은 아쉬움을 남기로 눈을 감았다.

그 아들은 종교를 버리고 고집스럽게 홀로 세상에서 살아갔다.

내가 그분을 만났을 때는 그분이 82세가 되었을 때였다.

지방에 살고 있는 그분을 만나기 위해서 먼 거리를 왕복했다.

그리고 그분의 살아온 이야기들을 전해 들었다.

그분의 입을 통해서 '일제강점기'와 해방후 이야기 그리고 전쟁후 이야기..

아버지 목사님과의 갈등까지 다양한 사연들을 들었다.

'혈통, 유전자'....

아버지에 대해서 원망을 하고, 자신은 그렇게 살지 않겠다고

결심을 했만, 유별한 '혈통'과 정신은 아들에게도 흐르고 있었다.

동사무소에서 '노령연금'이 입금되었다. 

그러자 그 돈을 찾아다가 공무원에게 주면서

"내가 나이 먹었다고 돈을 받는 것은 옳지 않다."

라면서 돌려 줬다.

그리고 베트남 참전용사다보니 정부에서 돈이 나왔지만.

"국민으로 국가에 충성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인데, 왜 돈을 주느냐??"

라면서 공무원에게 돌려 줬다.

그렇다고 그분이 '부자'도 아니다.

난 그분의 집을 몇차례 방문했지만.. 가난했다.

노령연금과 베트남 고엽제 지원금을 거절한 사람이 한국안에서 또 있을까??

아마.. 이분밖에는 없을 것이다.

목사님도 원칙에 의해서 살기 위해서 노력했다면..

그 아들 역시 자기 방식과 원칙에서 떠나지 못했다.

그렇다면.. 그분의 가족들 역시 고통을 받았을 것이다.

그분은.. 7년전에 사망했다.(2016년 정도..)

장례식에도 갔고, 화장장에도 참석했는데,

조문객은 거의 없었다. 

어쩌면 그분은 평생 친구없이 외롭게 살았을 것이다. 

심지어.. 친척들과의 완전히 차단 당한 채 살고 있었다.

친척중에 온 사람은 단 1명도 없었다.

골분을 뿌려 달라는 유언에 따라서 (내 차로) 그분 가족들을 태우고

4시간을 운전했다.

가면서 그분 아내와 이런 저런 대화를 나누었다.

그분에게 남겨진 아들과 딸이 있었는데..

나와는 거의 대화할 일이 없었다.

장례식 이후 그분을 마음속에서 어느 정도 정리를 했다.

그분의 아내와는 1년에 1~2번 통화할까~말까~

가끔 과일도 보내 드리고 그 정도...

------------------------------------------------------------

그렇게 약 7년에 세월이 흘렸다.

지난주 목요일~  출처를 알수 없는 '카톡'이 왔다.

"어디(?)에 사는 누구(?)입니다. "

참으로 짧고 황당한 내용이라서.. 그냥 삭제해 버렸다.

그리고 2일이 지났을 때..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다.

받아보니.. 7년전에 스치듯.. 장례식장에서 만난 그분의 딸이었다.

지금은.. 대략.. 40세쯤 되었을듯.....

그냥 이런저런 안부 내용이 전부였다.

별.. 희안한 전화를 다 받아보는구나~ 라고 생각하고,

대화를 받아주고 끊었다.

얼굴은 기억에도 없고, 이름만 간신히 기억이 날까말까한 그녀가

뜬금없이 왜 전화를 했을까???

2시간 정도 흐른후.. 그녀가 다시 전화가 했다.

"자신이 참으로 곤란한 상황에 처했는데,

송구하오나 50만원만 빌려달라.

3~4일 안에 반드시 갚겠다..."

아 ~... 그제서야.. 느낌이 왔다.

황당했고, 당황했다.

하지만 얼마나 상황이 위급하면.. '친함'하고 전혀 무관한 나에게

전화를 해서 부탁을 할까???

내 전화번호를 메모해 두었다는 것조차 이해할 수 없는 그녀가

나에게 부탁할 때는 당연히 절박할 것이다.

다른 사람에게 부탁했으나 실패해서.. 나에게까지 전화를 했을 것이다.

"내가 (  )님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없지만.. (  )님의 부모님의 인품을 존경하니

그분들을 봐서.. 바로 송금해 드리겠습니다.

그런데.. 돈을 급하게 갚지 않아도 됩니다.

우리 미래는 생각보다 호락호락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바로 송금해줬다.

그랬더니.. 어머니께는 비밀로 해 달라고 부탁했고,

그렇게 해 주겠다고 약속을 했다.

그러고나서 4일이 지난후.. 자금 상황이 어려워서 몇 일만 더 기다려 달라는

카톡이 왔다.

그래서.. 난 그녀에게 이런 카톡을 보냈다.

< 이번주 못 갚으면 다음주에 갚으세요.

다음주에 못 갚으면 다음달에 갚아도 됩니다.

다음달에 못 갚으면 내년에 갚아도 됩니다.

내 목적은 (  )님의 행복입니다. >

지금은 힘들어도 그녀는 몇 십년이 흘러서라도 반드시 갚을 것이다.

왜냐하면.. 난 그분의 할아버지의 인품과 아버지의 인품을 알기 때문이다.

죽는한이 있어도 좌로나 우로 흔들리지 않는 ..

세상에 매우 귀한 독불장군 핏줄을 이어 받았다면,

갚지 말라고 사정을 해도 반드시 갚을 것이다.

하지만 안 갚아도 섭섭하지 않다.

어쩌면.. 나는 한 '생명'을 살렸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50만원은 매우 가치있는 소비다.

언젠가.. 세월이 흘러서..

그녀가 반가운 목소리로 전화해 주기를 바란다.

그리고 힘든 모든 것이 다 끝났다는 이야기를 해 주길 바란다.

글 최환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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