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부

부활은 사망의 권세를 박살낸 우주적 핵폭발입니다.

Author
church admin
Date
2024-04-29 19:07
Views
72
인간은 끊임없이 죽음을 두려워하면서도 태연한 척, 간간히 피하려고 몸부림도 치며, 때로는 저항하다가 드물게는 타협하면서, 끝내는 석양과 함께 사라져가는 '죽음에로의 존재' (Sein zum Tode)일 뿐이었습니다. 이 요상한 인간의 운명을 '삶에의 존재' (Sein zum Leben)로 극적인 방향전환을 해주신 분이 다행하게도 우리 곁에 계십니다. 부활하신 주님이십니다. 죽음은 타향으로 갔다가 다시 고향으로 돌아가는 귀향 정도가 아니라, 어쩔 수없는 슬픈 총체적 비극일 뿐입니다. 하지만 이 허허로운 죽음에 미학의 예쁜 리본을 달아주는 것이 부활의 소망입니다.

우리가 그린 기독론의 그림이 아무리 크고 화려해도 화룡점정인 그의 부활이 빠져있다면 아무 쓸모가 없게 됩니다. 하나의 상징임을 넘어 복음의 핵심인 그 부활절이 다가옵니다. 나의 기억이 닿는 한, 나는 두 번이나 죽었다 살아난 경험이 있습니다. 말하자면 되돌려 받은 생명의 눈물겨운 체험인 셈이지요. 이 두 개의 사건으로 부활의 의미가 나에게는 조금은 더 생생해 졌습니다.

6살 때 대부분의 동네 아이들이 그랬던 것처럼 나도 영락없이 홍역에 걸렸습니다. 다 죽어가는 아이를 시체 처럼 거적으로 덮은 채, 집 옆 빈터에 정화수 떠 놓고 마지막으로 밤새껏 피눈물을 흘리시며 빌고 애걸하시던 어머니, 그 정성 지극하여 나는 기적적으로 살아남았고, 그 때 부터 나의 어린 영혼은 어머니의 영혼과 영원히 한 덩어리가 되어 타오르는 생명의 불꽃이 되었습니다. 나의 어린 몸에 드리운 죽음의 그림자를 물리치신 거룩한 모성의 힘으로 나는 꺼져가는 생명을 되돌려 받을 수있었던 것입니다.

복음은 죽음이 십자가에서 사망을 선고 받아, 그 쏘는 독침은 부러졌으며, 찌르는 칼날은 무디어졌다고 선언하며, 그 진리의 밑자락을 믿음으로 붙잡는 자는 죽지 않고 피투성이라도 산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영원을 향한 부활의 소망으로 오늘을 살아가는 것입니다.

유별나게 더운 어느 날, 13살의 소년은 강으로 물놀이를 갔습니다. 다리 밑 깊은 곳에서 한참을 신나게 헤엄치며 놀고있는데, 느닷없이 한 아이가 물 속에서 허우적거리며 살려달라고 외치는 것입니다. 아무도 뛰어드는 사람은 없고 그 아이는 물 속에서 부침을 반복합니다. 보이지 않는 힘에 떠밀려 나도 모르게 물에 뛰어들어갔지요. 그 아이의 손을 잡고 끌고 나올 요량으로, 천천히 접근하여 손을 뻗어서 겨우 그의 작은 손을 잡았는데, 아뿔싸 그 아이는 죽을 힘을 다하여 나의 손을 타고 달려들더니, 순식간에 나의 목에 올라타고는 나를 물 밑으로 몰아 넣어버렸습니다. 물 속에 고스란히 잠겨버린 나는 목을 휘감아 옥죄고있는 어린 아이의 두 손을 필사적으로 풀려고했으나 목숨 걸고 움켜쥐고있는 그 작은 두 손을 도저히 풀 수가 없었습니다. 초자연적인 놀라운 힘이었지요. 차가운 물은 목구멍을 넘나들고, 죽음의 공포는 마음을 파고듭니다. 나는 물 속에서 이제 이렇게 죽는구나 생각이 들자 제일 먼저 어머니의 모습이 떠 올랐고 울면서 용서를 빌었습니다. 형과 아우의 슬픈 모습이 떠오르자 마지막으로 온 느낌은 이게 바로 죽음이구나라는 야릇한 자각이었습니다.

물 속에서 나의 코는 숨을 쉬는 대신 죽음의 냄새를 맡았으며, 몸에서는 힘이 스르르 빠져나갔습니다. 발버둥쳤지만 나는 아이의 무게에 눌려서 맥 없이 더 깊은 물 속으로 내려갈 뿐이었습니다. 이렇게 체념의 몽롱한 시간이 흘러가고 죽음에로 서서히 다가가는데, 실로 놀라운 일이 일어났습니다. 나의 목을 졸라 누르면서 물 밖에서 열심히 그 귀한 산소를 혼자서 호흡하던 아이가 이제는 나와 함께 물 속으로 깊이 잠겨 들어가자, 고맙게도 나의 목을 놓아버리고는 혼자 살겠다고 물 위로 허우적거리며 올라가는 것이었습니다. 나의 본능은 이 때 마지막 남은 힘으로 강 바닥을 박차고 수면 위로 치솟아 올라와 막힌 숨을 몰아 쉰 후, 서서히 물 길을 따라 한참을 속절없이 떠내려갔습니다. 더 이상 힘이 딸려 움직일 수 없을 만큼 지쳐있었을 때 나는 그 자리에 우뚝 서고 말았습니다. 아, 다행이 물은 나의 허리에서 흘러가고 있었고, 나는 가쁜 숨소리와 심장의 벅찬 박동을 느꼈으며 살아있음을 깨달았습니다. 물에 빠진 아이를 살리려는 나의 용기와 되돌려 받은 생명을 경축하는 많은 사람들의 환호와 박수 소리가 다리 위에서 들려왔습니다. 그 아이도 지나가던 어른에 의해 구조되었으며, 잠시 후 모두는 흩어지고 삶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평상으로 되돌아갔습니다. 그러나 나는 더 이상 조금 전의 그 밝고 천진난만한 소년이 아니라 어린 나이에 감히 야릇한 죽음의 언저리를 넘겨다 본, 한 순간에 훌쩍 숙성해버린, 동심을 초월한 소년이 되어있었습니다. 갑짜기 나에게 생은 결코 가벼운 어떤 것이 아니라, 애틋하고 눈물겹고 실로 소중한 무엇이었습니다. 그 때 맡은 죽음의 냄새는 결코 유쾌한 것이 아니었고 죽음은 생명의 빈틈을 타고 나의 의식 속으로 깊숙히 스며들기 시작했습니다.

부활의 의미는 무엇입니까? 그것은 어느 누구도 정복하지 못했던 죽음의 권세를 박살내고 음부의 문을 활짝 열어제친 실로 엄청난 사건이었습니다. 주님의 부활이 알려주는 놀라운 진실은 예수님이 바로 하나님이셨음을 드러내준 것입니다. 비록 이 땅에 계실 때 죽은 자들을 여럿 살리심으로 신적 능력을 보여주시긴 했지만, 주님의 지상 사역의 절정은, 자신이 성경대로 죽으시고 사흘만에 다시 살아나시므로, 주님께서 결코 자신의 죄로 죽지 않았음을 알려주는 강력한 증거가 되면서, 동시에 그분의 죄 없으신 죽음이 인류를 위한 대속의 죽음이었다는 가장 명백한 표징이된 것입니다.

사라질 역사의 썩어질 운명으로부터 자유로울 어떤 영원한 언어도, 탄탄한 논리도, 그리고 항구적인 철학도 이 세상에는 없습니다. 죽음을 부여안고 신음하는 언어의 떨림과 영혼의 고뇌가 없는 사상은 모두가 맹목이요 허구입니다. 신앙은 오늘의 기쁨이요, 오늘의 충만이며, 오늘의 행복이지만 죽음 이후 빛나는 부활을 위한 소망에의 투자이기도합니다. 그래서 재림성도는 본질상 미래 시제의 질서 안에서 부활의 내일을 향한 소망을 품고, 묵묵히 겸허한 자세로 매일 우직한 발걸음을 내딛을 뿐입니다. ♧

(4-2023 남명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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